過去
小春 野季節
사사하루 노리요
작은 봄 들판의 계절
아침 해가 밝았다. 소복히 쌓여 있던 눈이 녹기 시작했고, 그 사이로 푸른 아이가 고개를 내밀었다.
그녀가 처음 사니와의 재능을 보인 것은 7살 때였다. 사니와를 하기에는 영력이 적은 무녀였던 어머니를 따라 무녀의 일을 돕다가 우연한 기회에 발견하게 되었다. 다만 아직 어렸기에 정부의 특별관리하에 사니와에 대해 천천히 알아갔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아이의 영력은 더욱 거대해졌고, 거대한 힘을 버티기 어려웠던 아이의 몸은 점점 약해져만 갔다. 덕분에 아이는 자라면 자랄 수록 약한 몸으로 자랄 수 밖에 없었고, 시간을 이동하는 것조차 힘겨워했다. 그나마 체력을 많이 소비하지 않을 때는 본성(本丸)과 집을 들락거릴 때 뿐이었다.
갈색 이불을 치워, 곧게 뻗어나가던 푸른 아이는 커다란 물방울들과 세찬 바람을 맞이했다. 푸른 아이의 주변 친구들은 하나둘씩 쓸려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던 아이에게 큰 불행이 닥쳐왔다. 사고로 인한 어머니의 사망. 얼마 지나진 않았으나 과거는 과거. 자신의 힘을 이용하여 되돌리고 싶다는 마음은 가득했으나, 어릴 적부터 배워온 것을 거스르면 안 된다는 생각에 아이는 평소에도 드러내지 않던 슬픔을 한껏 드러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뺑소니가 아니라는 점일까. 약한 몸으로 낮에는 어머니의 장례식을 주도하고, 밤에는 울다 지쳐 쓰러지기를 반복했다. 아버지는 어릴 적부터 계시지 않았기에 이 모든 일을 혼자 해낼 수 밖에 없었다. 그 때가 아이가 가장 많은 감정을 드러냈을 때였다. 이전에도 이후에도 감정을 얼굴로 제대로 드러낸 적이 없으니까.
홀로 남은 푸른 아이는 뿌리를 내리고 자리를 잡았다.
이후 아이는 감정을 결코 드러내는 일이 없었으며, 최대한 어른스러운 모습으로 있으려 하는 등의 노력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현재, 19세까지 그렇게 지내왔다. 어머니와 원래 살던 곳도 내다팔고 현재는 본성(本丸)에서만 지내는 중이다. 정부와의 연락은 콘노스케로 가능하기 때문에 남사들과만 지내는 중. 그렇기에 정부의 사람과 대화를 나누어야 할 때 조차도 연락 방법이 그리 많지 않다. 만일 본성(本丸)에 찾아간다 한들 퇴짜맞기 쉽다.